이 명식, 어디서든 물어보기
이 서비스에는 그림도 시도 아닌 버튼이 하나 있습니다. 명식을 복사해 가는 버튼입니다. 이 글은 그 버튼이 생기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애초의 구상
처음 시작은 사람마다 AI를 쓰는 솜씨에 편차나 격차 없이, 누구나 성실한 맞춤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문장은 AI가 그 자리에서 쓰는 것이었습니다. 생년월일을 넣으면 명식과 대운을 정리해 AI에게 보내고, 네 가지 말투의 풀이를 한 번에 받아 화면에 띄우는 구조였습니다. 저는 그 누구보다 내심, 그리고 진심으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했습니다. 사용자 정보나 보안키가 노출되지 않도록 중간에 문지기 역할을 하는 작은 서버를 따로 두어야 했고, 같은 명식을 두 번 묻지 않도록 받은 풀이를 저장해 두는 창고도 만들었습니다. 같은 사람이 다시 열면 저장된 풀이를 꺼내 바로 보여 주고, 새 명식일 때만 AI에게 묻는 방식입니다.
시험해 보니 돌아가긴 했습니다. 하지만 새 명식은 풀이가 도착하기까지 무려 30초가 넘게 걸렸고, 이게 용량이 조금 큰 이미지 호출과 겹치면 정말 문제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앞에서 적었듯 문장의 톤과 분량이 접속할 때마다 널을 뛰었습니다. 결국 평생 변하지 않는 원국의 풀이는 미리 써 두고, 해마다 바뀌는 대운과 세운은 날씨처럼 짧게 알려 주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받아가는 서비스
"처음 생년월일 넣으면 사주명식, 대운, 세운을 복사하여 원하는 AI에 사용하기 쉽게 구현! 이론별 간명이나 다른 해설 방식을 요구하는 다양한 프롬프트 제공!!"
서비스 안에서 정제되지 못한 결과물을 무작위로 내놓으려 들지 말고, 사용자에게 유용한 프롬프트 키워드를 챙겨 주자는 전환이었습니다. 어느 AI에 물을지, 무엇을 물을지는 각자 정하면 됩니다. 작업 지시서에서는 이 기능을 "받아가는 서비스"라고 불렀습니다.
지금 화면에는 "이 명식, 어디서든 물어보기"라는 버튼이 모드마다 있습니다. 누르면 사주 구성과 지금의 대운, 남녀 구분이 한 묶음으로 복사되고, 그 뒤에 물어볼 말이 붙습니다. 인트로에서는 이 정보와 함께 "이 사주의 전반적인 구조와 현 대운에 대해 총괄적인 통변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이 붙고, 모드마다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처럼, '나' 자신의 일인칭 독백으로, 또는 그 사주의 직업운과 건강운을 묻는 식으로 응용해 물어볼 수 있게 예시를 변주해 넣어 두었습니다. 산수화에서는 칼 세이건의 다큐 내레이션처럼 담담하고 따뜻하게 읽어 달라고, 민화에서는 나 자신의 일인칭 독백으로 들려 달라고 묻습니다. 판화에서는 격국과 용신, 조후와 억부의 관점에서 학술적으로 분석해 달라고 하고, 청사진에서는 현대적인 물상으로 풀어 강점을 발휘할 일터와 조심할 점을 현실적인 리포트로 짚어 달라고 합니다. 해마다의 시를 펼쳐 보는 곳에는 그해의 세운만 따로 묻는 버튼이 있고, 민화 모드에서 곁의 사람 명식을 넣으면 두 사람의 궁합을 묻는 버튼도 생깁니다. 버튼 아래에는 "정확한 원자료를 그대로 담아 드립니다. 어디에 붙여넣어 물어보셔도 좋아요."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복사되는 것은 산출된 사주명식뿐이고, 직접 입력한 생년월일 숫자는 담지 않습니다.


지금, 그리고 지금
이 서비스가 건네는 것은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어떤 의미일지, 되도록 화면 밖으로 눈을 돌려 한번 찾아보라는, 어쩌면 서론만 긴, 그냥 짧은 응원입니다.
"과거를 그려 본다면 지금, 미래를 그려 본다면 지금."